한 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년 말 개항을 앞둔 제2여객터미널 충원 인력 대부분을 비정규직(위탁 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으로 채용할 계획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제2여객터미널 충원 인력 3천93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운다는 방침인데, 민간기업도 비정규직을 최소화하며 상생분위기를 조성하는 마당에 공기업이 나서 비정규직 채용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7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국회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말 제2여객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보안검색요원 745명, 보안경비요원 499명, 환경미화원 331명 등 3천93명의 신규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며, 이를 외부 위탁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이는 공사가 제2여객터미널 개통에 따른 적정 인원을 산정하기 위해 지난 1년간 한국생산성본부에 전문 용역을 맡겨 산정한 결과다. 비정규직 문제로 정치·노동계에서 지적을 받을 때마다 "시정 및 검토하겠다"고 해놓고는 애초에 직접 고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셈이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현재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근로자 6천831명을 위탁 업체를 통해 고용하고 있다. 분야만 해도 공항운영, 보안·방재, 환경미화 등 총 46가지에 분포돼 있으며, 정규직 직원 1천254명 대비 5.5배, 전체 직원의 84%를 차지하는 비율이다.여기에 내년 제2여객터미널 운영에 따라 위탁업체 근로자 3천여 명이 늘어나게 되면 비정규직 비율은 90%에 달할 전망이다.문제는 위탁업체의 경우 공사와 3~5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근로자들은 업체가 바뀔 때마다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면서 근속 연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3년간 근로한 사람과 신규 근로자의 월급 차이가 11만원밖에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49억원이며, 2013년 8천145억원, 2014년 8천873억원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도 7천716억원이나 된다. 그런데도 '부채 감축'과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지난 2001년부터 파견 인력으로 모든 근로자를 채우고 있다.노조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간접고용을 줄여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쟁점인데 공사가 여건이 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개선의 노력조차 안 하고 있고 정부는 이에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제2터미널 외주 용역화를 막기 위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공사 관계자는 "모든 비정규직원을 정규직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를 계속 보장하고 있고, 내년에는 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200여 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2016-12-07 윤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