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정박한 선박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시설을 확대하는 데 인천시를 비롯한 여러 관계기관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 2일 시청에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도권대기환경청, 한국전력 인천본부,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한국선급이 참여한 가운데 '클린항만조성협의회'를 발족하고, '선박 배출 미세먼지 감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8개 기관이 참여한 클린항만조성협의회는 앞으로 인천항에서 '육상전력공급시설(AMP·Alternative Maritime Power supply)' 설치를 확대하고, 각 선박을 대상으로 '배출가스저감장치(DPF·Diesel Particulate Filter)' 부착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형선박은 부두에 정박해 있는 동안 냉동고나 건조기 같은 필수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 엔진을 '공회전'한다. 상당수 선박이 연료로 쓰고 있는 벙커C유는 엔진을 돌릴 때 이산화황(SOx) 같은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항만에 AMP를 설치하면 선박이 육상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엔진을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인천항에는 연안여객선 같은 소형선박을 위한 AMP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 크루즈 선박이나 대형 화물선(컨테이너선)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AMP는 없다. 대형선박은 전압이 440V 이상인 고압 AMP가 필요한데, 항만운영사와 선사들이 과다한 초기 투자비와 비싼 전기료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설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항만조성협의회는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해 고압 AMP 설치 지원사업, 관련 제도 개선 건의, 주변 대기오염도 조사, 신규 AMP 설치사업 발굴, 항만운영사·선사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선박 DPF 부착사업을 확대하는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17-06-04 박경호
인천항만공사가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벙커링(급유) 시설을 인천 남항과 신항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여객선과 컨테이너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인천항만공사는 남항에 건립하고 있는 새 국제여객부두를 'LNG 벙커링 기반시설 조성 사업지'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한국가스공사 인천LNG기지와 가까운 신항에 LNG 벙커링 기반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유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강화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석유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NG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LNG 선박과 벙커링 시설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들 선박·시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전 세계 8천여개 항만 중 46개 항만은 LNG 벙커링 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15개 항만에서는 이미 LNG 벙커링을 시행하고 있다. LNG 선박은 전 세계적으로 카페리·여객선 26척 등 총 77척(2016년 4월 기준)이 있다. 국제운항 선박이 약 6만 척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나, 2020년에는 대양(大洋)을 운항하는 선박 중 300척 이상이 LNG를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크루즈, 카페리 등 전체 선박의 11%가 LNG를 사용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해양수산부는 국내 주요 항만에 LNG 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중앙부처들도 LNG 선박·시설 도입 및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인천항만공사가 남항과 신항을 LNG 벙커링 시설 조성 대상지로 선정한 이유는 LNG 여객선과 컨테이너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표 참조신항은 LNG기지와 가깝다는 강점도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해양관광 클러스터 조성과 '골든하버' 추진 등으로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이용객과 크루즈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컨테이너 물동량은 신항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인천항만공사는 2030년 전까지 LNG 벙커링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초기에는 TTS(Truck-To-Ship) 방식으로 시행하다가 LNG 선박 증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STS(Ship-To-Ship) 또는 PTS(Pipeline-To-Ship)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TTS는 투자·운영비가 적게 들지만, 대용량 벙커링이 불가능하다. STS는 가장 널리 적용되는 방식인데, 벙커링용 선박 건조를 위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 PTS는 부두에 시설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LNG기지와 인접한 인천 신항에 적합하다.인천항만공사는 해수부에서 구성한 민·관 합동 '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육성단', 한국가스공사, 대학,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의 단체·기관과 협의해 LNG 벙커링 시설 구축계획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7-06-04 목동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인 금한령(禁韓令)으로 올해 인천에 기항하는 크루즈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인천항만공사가 크루즈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인천항만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주관 '크루즈 유치 행사'에 참가해 올 하반기 2척(항차), 내년 10척을 유치했다고 1일 밝혔다.올 1~5월 인천에 기항한 크루즈는 16척이며, 올 하반기에 기항이 예정된 크루즈는 이번에 유치한 2척을 포함해 총 7척이다. 올해 42척이 인천에 오기로 계획돼 있었는데,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15일부터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발 크루즈의 인천기항이 대거 취소됐다.인천항만공사는 이번 크루즈 유치 행사에서 노르웨지안 크루즈사 소속 '노르웨지안 조이'호 등 2척의 올 하반기 인천기항을 확정했다. 또 셀러브리티 크루즈사 '밀레니엄'호(4항차),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사 '퀀텀'호(6항차)의 내년 인천 기항을 유치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최소 26척 이상이 인천항을 찾을 것"이라며 "한중 관계 개선으로 금한령이 완화되면, 인천 기항 크루즈 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메르스(2015년)와 사드 영향(2016년 연말)이 없었던 2014년과 2013년에는 각각 92척(18만3천909명), 95척(17만2천420명)이 인천에 왔다.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시·인천관광공사와 함께 크루즈 유치 마케팅을 펼치고, 크루즈 선사를 상대로 일대일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올 8월에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 크루즈 포럼에 참가해 인천의 관광자원을 홍보할 예정이다.한편, 오는 7일에는 인천항 임시크루즈부두에 프린세스 크루즈사 소속 '골든 프린세스'호가 기항하고, 다음 달 7일에는 이 선사의 새 크루즈 선박인 '마제스틱 프린세스'호가 인천항에 처음 입항할 예정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7-06-01 목동훈
4월 실적 26만TEU 육박작년동기比 16.4% 늘어中 16.9% ↑ '사드 무색'평택·당진항은 2.5% ↓인천항의 올해 4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26만TEU에 육박하면서 역대 4월 물동량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인천항의 '역대 월 컨테이너 물동량 최대치 경신'은 지난해 3월 인천 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 개장 후 14개월간 계속되고 있다.2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4월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5만9천828TEU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22만3천126TEU)보다 16.4% 증가한 수치다.수입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만1천647TEU 증가한 13만567TEU를 기록했다. 수출 물동량은 12만6천982TEU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만4천880TEU 늘었다. 환적과 연안 물동량은 각각 1천583TEU, 698TEU로 집계됐다.국가별로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에 대한 우려에도 대(對)중국 교역량이 전년 동월보다 16.9%(13만3천213→15만5천764TEU) 증가했다. 지난해 4월 32TEU에 그쳤던 이란 교역량은 108배 증가한 3천488TEU를 기록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완화되면서 물동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태국 물동량은 수입이 줄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9%(1만6→9천118TEU), 인도네시아는 12.0%(5천422→4천771TEU) 각각 감소했다.인천항만공사는 올 4월 물동량 증가 원인으로 '신항 공급 효과'와 '수도권 수출입 경기 호조' 등을 꼽았다. 4월 입항한 컨테이너선의 척(隻)당 처리 물동량은 평균 988TEU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6% 늘었다. 또 인천항에서 처리한 31개 품목 중 16개 품목의 물량이 증가했다.올 4월 인천항의 벌크 화물 물동량은 981만t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늘었다. 벌크 물량 증가세를 견인한 주요 품목은 석유제품과 원목이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량 증가로 35만t 늘었으며, 원목은 뉴질랜드와 캐나다 등으로부터 수입이 늘어 2만t 증가했다.한편, 이날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7년 4월 전국 무역항 항만물동량' 자료를 보면, 올 4월 평택·당진항 물동량은 905만8천579t을 기록해 전년 동월(929만777t) 대비 2.5% 감소했다.수출, 연안, 환적 물동량은 증가했지만 수입(672만3천261→615만4천677t)이 감소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2017-05-25 목동훈
KDI 예측 물동량, 실제와 큰 차이비전문 수공 운영·접근성 부족 등"인천항 두고 왜 경인항을…" 씁쓸경인아라뱃길의 물류기능 실패에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다. 전문가뿐 아니라 인천지역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인천항을 두고 왜 경인항을 가느냐"였다.24일 경인일보가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08년 12월 '경인운하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경인항(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김포터미널)은 인천항 기능분담으로 꾸준히 물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KDI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2011년 29만4천TEU(1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 2020년 57만5천TEU, 2030년 93만3천TEU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 통계에서 경인항 컨테이너 실적은 개항 첫 해인 2012년 1만410TEU에 그쳤고, 2016년에는 3만4천464TEU에 불과했다. 그나마 30%는 빈 컨테이너다.경인아라뱃길 개통 이후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2016~2020 전국항만기본계획'을 보면 경인항의 전망은 더 우울하기만 하다. 해수부의 2020년 컨테이너 예측 물량은 4만6천TEU로 KDI 예측치의 10분의 1도 안되고 모래·자동차·철강은 예측물량이 '제로'다. ┃표 참조경인항이 제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경인운하 사업 초기부터 개통일까지 이어졌다. 2009년 6월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 1천400여 명은 KDI 경제성 분석이 과장됐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이를 기각했다. "KDI가 타당성을 부풀리기 위해 자료를 조작·왜곡했다고 볼만한 사항이 없고,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2003년 경인운하의 경제성 '뻥튀기'를 적발해 사업중단을 지시한 감사원이 6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경인항 물류기능 실패의 원인은 이미 시작부터 예측됐던 터라 새로운 분석조차 필요 없다는 것이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의 입장이다. 부족한 항만 배후인프라, 가까운 인천항에 비해 경쟁력 부족, 비전문 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의 항만 운영, 주운수로의 낮은 수심과 좁은 폭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실패 요인이 많다.컨테이너 전문 운송선사 흥아해운 이석률 인천지사장은 "항만배후 인프라가 부족한 경인항에는 화주들의 화물을 보관할 영업용 보세창고가 거의 없어 어차피 다른 지역 창고로 가야 하는데 육상운송료가 추가로 부담이 된다"며 "물류업계에서는 처음부터 경인아라뱃길 물류 사업을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인천대학교 경제학과 황성현 교수는 "인천항과 평택항 등은 물류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진 지역이고 도로도 발달해 있어 화주 입장에서는 굳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사업 초기에도 이 같은 부분이 지적됐지만, 경제성 검증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사전에 이를 막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김주엽기자 kmj@kyeongin.com항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개통된 경인아라뱃길. 부족한 항만 배후인프라, 인근 인천항에 비해 경쟁력 부족 등으로 개통 5년 만에 물류기능을 실패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은 물류컨테이너부두의 기능을 상실한 채 중고차 주차장으로 뒤바뀐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05-24 김민재·김주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