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철도 위에 건설한 '오산역환승센터'가 개통 15일이 지났으나 시민들은 버스노선 혼선과 택시승강장 이용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16일 오전 오산역환승센터. 이곳엔 전철, 시내·외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One-Point 시스템으로 구축돼 보기만 해도 시원스러웠다.1층에는 자가용 승차장 8면과 택시 승강장 22면, 시내버스 승강장 2면이 보기 좋게 갖춰졌고, 2층에는 광역버스 승강장 3면, 시외버스 승강장 6면, 전철 환승 게이트, 통합 대합실이 있어 편리했다. 시민들은 오산역에서 택시 또는 버스 등 대중교통을 통해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했고,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연계한 교통수단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그러나 노인들은 버스·택시·시외버스 승강장을 찾느라 애를 먹었고, 일부 시민은 버스 노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우왕좌왕 했다. 또 자가용 승차장의 경우 승·하차를 한 뒤 곧바로 이동해야 함에도 그대로 주차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특히 택시 승강장은 무척 불편했다. 택시가 1열이 아닌 3열로 정차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택시 기사들은 서로 '자기가 먼저 왔다'며 승객태우기 말다툼까지 벌이는 상황도 잇달았다.택시기사 김모(45)씨는 "3열 주차 때문에 나중에 온 기사가 손님을 먼저 태우고 가는 경우가 생긴다"며 "요즘은 서로 순번을 정해 차례로 승객을 모시고 있다"고 전했다.오산시 관계자는 "개장일부터 현재까지 대책반을 구성해 오전과 오후 출·퇴근 시간에 현장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있다"며 "버스 노선의 경우 공지를 했음에도 일부 시민들이 아직 적응을 못했고, 택시 승강장의 경우에도 순번 조치와 방호벽 설치, 손님들을 위한 지붕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시는 내년 5월까지 오산역 교통광장을 시민 휴게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오산역 환승주차장 600면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오산/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오산역환승센터 1층에 설치된 택시 승강장은 1열이 아닌 3열로 정차하게 돼 있어 택시 기사들이 순번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오산/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2017-11-16 신창윤
서울시가 경기도의 의견을 무시한 채 미세먼지 대책이라며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인접 지방정부와의 협치 없이 독주 행정을 펼치면서, 무료운행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1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남경필 지사는 "서울시가 오는 20일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한다"면서 "10여 차례의 실무 회의를 통해 경기도는 물론 인천시도 반대 입장을 보였는데, 서울시는 대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동정책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앞선 6월 서울시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고, 몇 차례 시행일을 연기한 끝에 오는 20일 전격 시행을 결정했다. 남 지사는 서울시 정책의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확실하지 않고, 대중교통 무료 시행에 따라 경기도가 367억원의 과도한 예산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게다가 무료 운행으로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승객이 20%만 늘어나도, 입석률은 현재 9.6%에서 18.6%로 늘어나 버스 증차가 불가피한 데도 서울시는 단 1대의 증차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남 지사는 "대중교통 무료운행은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지도 않고, 관련 단체와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인기영합주의에 불과하다"면서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의 일방통행 행정을 비판했던 박원순 시장이 이제는 경기도에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라고 덧붙였다.경기도는 대중교통 무료운행 대신 경유버스를 전기버스로 교체하고, 전기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근본적인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6월부터 지금까지 경기도와 인천시, 코레일 등 관련 기관과 끊임없이 실무협의를 가졌다. 처음에는 무료운행이 가능할지 의문이 있었지만, 몇 차례 시스템을 마련하고 보완하면서 (기관들도)시행에 동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경기도는 "대중교통 무료운행 같은 근거가 없는 정책 대신 수도권 전체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는데, 서울시는 근본적인 정책 마련을 외면하고 사람들로부터 인기만 얻으려는 얄팍한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실무협의에서 경기도 뿐 아니라 모든 기관은 시행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17-11-15 신지영
10년 이어온 요금 폐지 주장'통합채산제' 벽에 가로막혀일반화로 정부관리구간 축소운영비용 줄었지만 조정없어"더는 고속도로가 아니라고 하면서, 왜 통행료는 그대로 내야 하죠?"경인고속도로 전체 23.9㎞의 절반 정도인 인천기점~서인천IC간 10.45㎞가 12월 1일부터는 일반도로로 전환되지만, 고속도로 통행료는 그대로 내야 하는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서울행(行) 입장료'로 인식되고 있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의 총수익은 개통 이후 2016년 말까지 6천580억원 규모에 달한다. 정부가 투입한 고속도로 건설투자비 2천760억원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 전환으로 정부가 관리하는 도로 구간도 훨씬 짧아진다. 일반화 구간 관리비는 인천시가 부담하게 된다. 정부 입장에서 도로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통행료엔 변화가 없게 되는 형국이다. 향후 인천기점~서인천IC 구간에 대한 일반화 공사 시 교통불편 등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는 이번 관리권 이관과 함께 마땅히 폐지됐어야 한다는 게 시민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경인고속도로 일반화 문제가 아니더라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주장은 10년 가까이 지속돼 왔다. 투자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통행료 수익을 거둔 경인고속도로가 극심한 교통 정체로 '저속도로'가 돼 버린 만큼,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국회에선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위한 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고,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선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채산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현행법엔 유료도로가 교통상 관련을 갖고 있거나, 유료도로에 대해 통행료를 통합해 받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 규정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소송이 잇따랐지만, 재판부는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현재로선 오히려 통행료 폭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인천IC~신월IC 구간에 추진되는 민자 지하도로 건설이 2025년 마무리되면 소형차 기준 1천700원의 통행료 부과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900원의 2배 수준이다. 신월IC~여의도까지 추진 중인 '서울제물포터널' 민자 구간의 경우 2천~2천500원 정도의 통행료가 예상된다. 두 지하도로 상부구간엔 무료 일반 도로가 연결될 계획이지만, 일정 통행속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반강제적으로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통행료 폐지 요구가 통행료 폭탄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라며 "서울을 무료로 가려면 교통지옥을 감수하고 가라는 반 시민적이고 폭력적인 정부 행정이 안타깝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에 도로 관리권 이관과 통행료 폐지를 동시에 요구했지만, '고속도로〓유료도로'라는 정부 입장을 꺾지 못했다"며 "향후 시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2017-11-15 이현준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파주 산단IC가 국도 1호선(통일로) 및 시도 11호선(LG산단 도로) 접속에서 시도 11호선 접속만으로 변경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14일 파주시와 주민, 서울문산고속도로(주)(이하 고속도로)에 따르면 고속도로 측은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파주시 문산읍 내포리(자유로) 간 35.2㎞를 오는 2020년 11월까지 2조 2천859억원을 들여 2~6차로 고속도로로 건설할 예정이다.이 구간에는 고양시 현천, 행신, 사리현, 설문과 파주시 금촌, 월롱, 산단, 내포리 등 IC 8개소와 강변북로(방화대교 앞), 도내, 고양(서울 외곽순환도로) 등 JCT 3개소가 건설돼 주변 도로와 접속된다.고속도로 측은 그러나 산단IC는 수도권 북부 내륙물류기지 사업이 종료돼 필요성이 없어졌다며 통일로 및 LG산단로와 연결되는 입체교차로를, LG산단로만 접속하는 직결형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산단IC는 당초 내륙물류기지 연결과 파주LCD산업단지 및 월롱첨단산업단지 접근성을 고려해 변형클로버 형식(입체교차로)으로 계획됐다.그러자 주민들은 '월롱 산단IC 설치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원안대로 '입체교차로'를 설치해 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측은 산단IC 주변에는 센트럴밸리와 월롱산단, 수도권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 지방도 360호선 등 향후 엄청난 교통량이 예상되는 데도 입체 IC를 나들목으로 대체하려 한다며 10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도로 개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심완섭 월롱면이장협의회장은 "물류기지가 취소됐다고 IC를 나들목으로 축소한다는 것은 한 치 앞도 못 보는 임시방편 도로건설"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1천여 명 서명이 담긴 '산단IC 설치 주민탄원서'를 고속도로와 국토부에 보내고 원안대로 설치되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도 불사할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속도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단IC는 물류기지가 백지화되면서 개설 필요성이 없어진 데다 파주에너지(장문화력발전소)가 건설돼 국도 1호선과 기술적으로 연결할 수 없다"면서 "서울문산고속도로 실시설계가 2015년 완료된 후 2016년 8월 국토부가 물류기지 해지를 정식 통보해 와 설계에 반영하지 못하고 이번 재설계를 추진하게 됐다"고 불가 입장을 확실히 했다.한편 고속도로 측은 직결형 변경안에 대해 지난 9월 월롱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이달 중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변경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2017-11-14 이종태
국내 첫 고속도로 산업주도통행급증탓 교통체증 심화관리권이관 일반도로 시동문화·녹지공간 탈바꿈 기대우리나라의 첫 고속도로이면서 국가 산업화를 주도한 경인고속도로의 개통은 당시로선 혁명적인 일로 평가됐다. 당시 '빠른 물류 처리'는 그만큼 중요한 과제였다. 경인고속도로는 도시인 서울과 농어촌인 인천 간 소득 격차를 좁히는 연결고리 역할이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인고속도로는 개통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빠른 물류처리', '소득격차 해소' 등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도심 단절과 환경 피해 가중이라는 굴레를 인천에 남기게 됐다.■ 수도권 산업화 신호탄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고속도로는 1967년 3월 착공됐다. 1967년은 정부의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1차 연도다. 경인고속도로 건설은 수도권 산업화의 신호탄이 됐다. 고속도로에 대한 인식도 낮았고, 건설 경험은 물론, 건설에 필요한 중장비를 확보하는 일도 문제였다. 재원 확보 문제도 컸는데, ADB(아시아개발은행) 차관 도입이 확정되면서 정부는 도로 건설을 본격화할 수 있었다. 착공 21개월 만인 1968년 12월 서울에서 가좌IC 구간에 대한 고속도로 건설을 마무리했다. 서울과 인천 간 이동 시간이 50분에서 20분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빨라졌다. 가좌에서 인천항 구간 고속도로 공사는 6개월 뒤인 1969년 7월 준공됐다. 경인고속도로 건설엔 연인원 60만 5천여 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시멘트 40만 포, 철근 2천650 t, 아스팔트 3만 2천 드럼 등이 도로 건설 자재로 쓰였고, 30억 원 규모의 총사업비가 도로 건설에 투입됐다. 경인고속도로 건설로 빠른 수송이 가능하게 되면서, 주안과 부평 등 국가산업단지 발전과 인천항으로의 수출입 활성화는 물론 우리나라 산업화의 젖줄이 됐다는 평가를 얻게 됐다.■ 인천의 미래를 담자경인고속도로는 늘어나는 통행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확장공사가 진행됐지만, 교통체증은 더욱 심화 됐다. 도심 단절과 소음·먼지 등 환경 피해의 주범으로도 지목됐다. 인천시는 인천~ 서인천 구간 10.45㎞에 대한 도로 관리권 이관을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했고, 결국 이관 결정을 받아내면서 일반도로화 공사를 조만간 시작할 수 있게 됐다.인천시는 이 구간을 일반도로화해 시민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이 구간의 옹벽과 방음벽을 없애고, 도로 중앙부엔 2024년까지 16만 4천㎡ 규모의 대규모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단절됐던 지역을 시민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게 기본 취지다. 낙후됐던 고속도로 주변 지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은 궁극적으로 인천의 지도를 바꾸는 일"이라며 "회색빛 방음벽과 옹벽을 허물고 문화와 녹지공간으로 변화시켜 인천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2017-11-12 이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