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노태욱 강남대 교수투자·거주 명확히 구분실수요중심 정책 '필요'◈모현숙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장일반인 간접투자 기회부동산도 주식화 돼야◈이수용 KB금융공익재단 경제금융강사월세전환 가속화 추세서민 지원정책 급선무◈노승철 한국CPM협회 회장신도시 인구 분산 유입상가부동산 혼돈의 시기◈김혜수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올 투자처 GB 해제지역금리인상 변수 유의해야■경기도에 바란다평택에 삼성전자 유치 '경제활성화'민원으로 인한 정책 흔들림 없어야부동산 투자증가 지방정부도 노력을병신년이 밝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분양시장 과열, 분양권 웃돈 거래, 전·월세 임대가 상승, 택지 선점 경쟁 등 지난해만 해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기사가 많았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분위기가 역전된 것.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가 뚝 끊기기도 했다. 이에 경인일보는 지난 20일 부동산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2016년 경기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는 노태욱 강남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모현숙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 회장과 이수용 KB금융공익재단 경제금융강사, 노승철 한국CPM협회 회장, 김혜수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2016 분야별 부동산 시장 전망▲노태욱: 부동산은 복잡한 권리관계의 집합이라 분야별 접근이 더 정확하다. 전문가가 모였으니 자기 분야의 전망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우선 전체적으로 과거 소유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부동산을 여전히 투자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 부동산은 철저히 투자와 거주, 두 가지를 구분해 분석해야 한다. 거주를 중심으로 볼 때 부동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 역시 실수요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 ▲모현숙: 리츠는 부동산을 주식화해서 일반인들도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리츠의 투자자문 일을 하다 보니 시행사들을 만났는데, 지난해 말까지 무조건 분양을 마쳐야 한다며 서둘러서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것을 봤다. 신기하게도 지난 4일 올해 처음 출근해서 보니 시장이 급랭했다. 이는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금융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DTI나 LTV를 규제하겠다고 미리 발표한 것이 부동산 시장 급랭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이수용: 부동산 시장은 보통 경제성장률과 궤를 같이해왔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는데, 이 정도라면 부동산 시장도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다만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각 지역에서 어떻게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 변화가 생긴다. 경기도에서도 지역경제성장을 우선으로 해서 정책을 펴야 인구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단, 경기도는 서울과 연계돼 있어 서울 경제가 안 좋으면 경기도 외곽지역 아파트 이외의 부동산 물건, 상가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일시적인 심리적 위축 때문으로 보인다. ▲노승철: 분당·일산과 같은 1기 신도시와 위례·동탄과 같은 2기 신도시를 비교해 보면, 2016년 상가 부동산은 혼돈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의 경우 상업지 안정이 5년 걸렸고, 일산도 5년 이상, 중동은 10년이 걸렸다. 청라신도시, 김포한강, 동탄, 위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입주해서 인구의 분산 유입으로 인해 상가부동산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혜수: 주택 부동산 시장은 작년과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올해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우리나라 경제사정상 한국은행이 단시간 내 금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총선이 있어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온다면 올해 시장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택임대 시장 역시 전세가 고공행진, 월세 전환 가속화는 계속될 것이다. 올해 투자처를 꼽으라면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으로, 주의할 점은 금리 인상 변수가 있어 투자할 사람은 자기 자본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부동산 시장 변화와 요인▲노태욱: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요인이 무엇인가.▲모현숙: 리츠 투자는 오피스에서 임대주택으로 옮겨가고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근거한 리츠는 오피스에 2014년 57.8%를 투자했었다. 그해 말 오피스 투자 자금은 15조3천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이런 투자 경향이 바뀌어 최근엔 주택분야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임대주택 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리츠에서 공급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 지역공사 등에서 개발한 택지에 리츠가 자금을 대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됐고, 정부가 2017년까지 임대주택 6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이러한 투자 경향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오피스 투자는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도 증가하고 있어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임대주택 외에 호텔 투자는 앞으로 2~3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용: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상가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근린상가·일반상가·전문상가로 나뉘는 상가 시장은 토지·주택과는 다른 궤로 움직인다. 지금 불경기로 특히 위험한 것은 일반·전문상가다. 일반·전문상가는 소상공인들인데 이 업종은 청년 소득이 높아야 활성화된다. 홍대나 강남역 상가를 예로 들면, 청년실업이 심해 소비가 줄다 보니 이들 상권도 줄어드는 양상을 띤다. 청년실업이 계속되는 한 상가 부동산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노승철: 올해 부동산 시장 변수는 선거다. 이미 여러 차례 학습한 국민들은 정부의 은행 대출 규제가 곧 완화될 것이라 기대할 정도다.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지 않을까. ▲김혜수: 총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부동산 시장이 반짝 좋았다고는 하나 사실 분양시장만 돌아갔고, 주택시장 전반으로 온기가 퍼졌다고 할 수 없다. 총선서 승리하고 싶다면 주택 매매 시장에 밀착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월세 전환 가속화, 바람직한가▲노태욱: 서민주거 얘기가 빠질 수 없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논의해보자. 전세는 주거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했는데, 이것이 월세전환 된다면 임대업자들의 손에 놀아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면 정부가 노력해도 시장을 안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이수용: 월세 전환은 환영할 추세는 아니다. 저금리로 인해 5%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 월세 전환이 일어난 것으로 이는 청년층과 서민들의 주거비 지출을 높이고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게다가 저금리 시대가 고착되고 월세가 보편화 되면 우리도 서울 근교에 살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막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임대주택을 늘리고 서민지원 정책으로 뒷받침하면 상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태욱: 양적·시간적으로 어려운 대책 아닌가.▲노승철: 일단 세제혜택으로 월세전환을 늦출 수 있다. 보통 월세 수익을 세무서에 신고 안했는데, 전월세 과세 형평을 맞춘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나.▲모현숙: 이미 확산되고 있는 기조를 개인이 바꿀 수는 없다.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 뉴스테이와 같이 민간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해 이윤이 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경기도에 조언한다▲이용수: 평택에 삼성전자가 들어서서 평택 부동산 가치를 올렸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부동산도 안정된다. 지역에서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노승철: 공무원은 민원에 민감해 부동산 정책이 민원으로 인해 갈지자 모양으로 움직인 사례가 많다. 하지만 그 결과물도 정부가 책임져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모현숙: 부동산 리츠의 근거법인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공포된 만큼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도록 지방정부도 힘써야 한다. 정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지난 20일 부동산 전문가 5명이 경인일보 3층 소회의실에서 2016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16-01-27 권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