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을 두고 인천시와 정치권이 때아닌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수천 통의 문자로 휴대폰이 고장난 경우도 있고, 필요한 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지경이다. 포털과 거리 현수막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등을 비난하는 원색적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김희철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은 하루 5천 통 가까이 문자를 받고 있다. 문자를 더 이상 읽을 수 없어 '999+'(999통 이상부터는 휴대폰이 문자 수를 세지 않음)가 뜬 지도 오래다. 19일부터는 휴대폰이 자동으로 꺼지는 등 고장이 나 원활한 전화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 산업경제위원장으로서 오는 29일 정례회에 환경, 산업 경제, 투자 유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지만 워터프런트 민원에 손이 묶인 상황이다. 김 의원은 20일 송도 대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워터프런트 사업을 단계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꼼수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어떤 결정이 송도 발전을 위한 것인지 판단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지만 비난 댓글은 여전히 202건이나 달렸다.시의원뿐만 아니다. 인천시 대변인은 하루 2천 통의 문자로 원활한 업무가 불가능하자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놔 필요한 연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의당 당대표인 이정미 의원실 보좌관은 하루 1천500여 통의 문자로 휴대폰이 오전 중이면 방전돼 반나절도 버티지 못한다.실제 송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인천시 행정부시장, 인천시 대변인, 인천시 비서실장과 산업위원회 소속 시의원, 구의원들의 개인 번호가 나열돼 있으며 '워터프런트 1-1공구, 1-2공구 모두 조건없는 통과요구'라는 글을 복사해 문자를 전송하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 지난 14일부터는 '박남춘 개돼지(박남춘=인천시장, 개돼지=송도주민이라는 뜻)'를 네이버 포털에 반복적으로 검색하는 공동행동을 펼치고 '박남춘 시장을 송도에서 추방하라'는 등의 현수막 500장이 붙기도 했다. 현수막에 드는 비용은 1천만원인데, 12시간 만에 모였다고 한다.그러나 이러한 공동행동이 과격한 것을 알면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게 송도 커뮤니티의 입장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학교, 상업시설, 문화시설은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는 등 이미 행정 신뢰를 잃어 극단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송도 대표 커뮤니티인 올댓송도의 김성훈 대표는 "송도 주민들이 집단이기주의로 몰리거나 부동산 업자들로 매도되는 측면이 있는데 억울하다"며 "인천에서 35년간 살아왔고 실제로 시의 송도 개발 청사진을 믿고 잘 살아보겠다고 어렵게 분양받은 사람도 있는데 투명하지 않게 심의가 이뤄지고 있거나 약속한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대화하지도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단계별로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믿을 수 없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점이 있다"고 말했다.시 관계자는 "간부 공무원까지 업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공약 사항인 만큼 사업을 원할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송도 워터프런트 1단계 북측 수로 모습. /경인일보DB
2018-08-20 윤설아
주거단지 규모 이미 3만 가구 초과외투 국내 전체 3.39%… 취지 무색사업축소·투자불발로 이미지 추락"갈 곳 없는 잉여자본을 위한 도시"'갈 곳 없는 잉여자본을 위한 도시!'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15년을 맞아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의 현주소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인천시의회 임조순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인천대 경제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고찰'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2003년 8월 11일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총면적 132㎢로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한다. 송도는 바이오산업, 영종은 물류·관광, 청라는 금융·첨단산업을 콘셉트로 한 개발방향이 정해졌지만, 지금은 아파트 위주의 신도시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임조순 전문위원의 논문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77개의 외국인 기업이 있는데 기존 개발 방향과는 다르게 부동산 개발업과 쇼핑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에 주소만 두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가 5% 내외의 지분만 투자하더라도 외국인 기업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일부 외국인 기업은 사실상 국내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실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44억2천만 달러인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투자 유치 금액의 3.39%에 불과하다. 외국인투자를 촉진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취지와는 영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은 사실상 아파트촌으로 전락했다.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구상했던 주거단지 규모는 17만6천세대인데, 현재 20만6천세대로 이미 3만세대가 초과됐다. 송도 6·8공구 오피스텔, 11공구의 신규 주거물량을 더하면 초과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임조순 전문위원은 "주거용지는 산업시설 종사를 위해 새로 유입된 외국인과 근로자 등을 위한 최소한의 규모로 조성해야 바람직했으나 개발업자들의 논리에 따라 아파트단지 위주로 개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인천에서의 2003~2015년 사이 GRDP, 고용률, 어음부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2003년 대비 지역 내 3차 산업의 비중이 오히려 더 낮아졌고(39.23%→38.60%), 경제자유구역 내 기업들은 원자재의 88%를 해외(72%)와 타 시·도(16%)에서 구매했다.특히 경제자유구역 사업규모의 축소와 잦은 변경, 투자유치 실패로 신뢰도가 추락했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나쁜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게 임 전문위원의 설명이다.임조순 전문위원은 경제자유구역을 '갈 곳 없는 잉여자본이 잉여가치 창출을 위해 만든 도시'라는 결론을 내렸다. 토건세력이 사업을 확장할 곳이 없어지자 아예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명품도시'를 미끼로 한 그럴듯한 신도시를 개발했다는 얘기다.임조순 전문위원은 경제자유구역의 혁신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에 경제자유구역의 문호를 개방하고 공항·항만 등 인천 인프라와 관련된 국내 중소우량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지역 산업단지와의 순환형 경제 구축을 위한 실태조사, 사회적 기업 유치를 통한 기업 공생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2018-08-20 김민재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전년 보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날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사업장 정보를 집계·분석한 7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공개했다.서울 아파트 가격은 ㎡당 평균 682만 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3.8%, 올 6월보다는 1.9% 상승했다.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20만 6천 원으로, 전월보다 0.6% 떨어졌지만, 수도권은 471만 5천 원으로 전월보다 1.1%,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329만9천 원으로 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간 전국 17개 시도 중 전월 대비 8곳은 상승, 6곳은 보합, 3곳은 하락세를 보였다.규모별로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60㎡ 이하는 3.7%, 102㎡ 초과는 0.2%, 60㎡ 초과∼85㎡ 이하는 0.02%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85㎡ 초과∼102㎡ 이하는 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한편, 5대 광역시와 세종시에서 가장 많은 2천908가구, 수도권과 기타 지방은 각각 2천790가구, 2천644가구가 신규 분양했다./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지난 16일 파주시에서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18-08-17 이상훈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7월 서울과 지방 간 입주경기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16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실적치가 92.3을 기록했지만, 인천과 경기권은 각각 55.0과 67.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치로 그 이상이면 입주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미만이며 반대임을 의미한다.이 기간 전국 평균 HOSI 실적치는 64.8로, 전월의 56.3보다는 상승, 8월 전망치 역시 전월의 65.7보다 소폭 오른 66.3을 기록했다.이는 지난달 전국 입주 예정물량이 6월보다 1만 가구 감소하면서 입주 여건이 일부 개선돼 실적치와 전망치가 모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여전히 60선에 머물러 입주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나타냈으며, 울산의 경우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침체와 인구 감소로 실적치가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7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인 36.8을 기록했다.전망치(36.8) 역시 지난 6월 처음으로 40선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40선마저 무너졌다.이달 전국 입주예정물량은 54개 단지 3만 4천455가구(민간 2만 8천805가구, 공공 5천650가구)로, 지방의 민간 입주예정 물량은 7월 1만2천 가구에서 8월 2만 가구로 증가해 입주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지난달 입주율은 75.0%로 9개월 연속 70%대를 유지, 지역별로는 서울 89.4%, 수도권 85.9%, 지방 72.7%로 집계됐다.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천 가구 이상 대규모 민간분양 단지의 입주가 예정된 경기, 세종·충북, 강원, 경북, 부산 등의 사업자는 시장 모니터링과 입주지원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2018-08-16 이상훈